올해 3월에 나온 한스 게오르크 호이젤의 ’뇌, 마케팅의 비밀을 열다‘는 감정을 인간 행동의 가장 큰 동력으로 보고 소비행동에 미치는 감정의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신경 마케팅 분야의 저명한 전문가로, 이전 저서들에서도 변연계와 감정의 역할을 강조하는 등 뇌과학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 전략, 이른바 ’뉴로마케팅‘(Neuro-marketing)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뉴로마케팅은 뇌 세포 활성도나 자율신경계 변화 등 뇌의 정보를 활용하여 소비자의 심리와 행동을 이해하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전략을 제공합니다. 우리는 이성적 판단을 통해 소비 결정을 내린다고 믿지만, 사실상 구매행위의 대부분은 무의식적인 감정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기업들은 소비자의 뇌 속에 존재하는 감정 버튼을 효과적으로 누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죠.
저자는 특히 림빅(Limbic) 모델을 통해 소비자의 감정 시스템을 균형, 지배, 자극 등 세 가지 주요 카테고리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균형 시스템은 안전과 위험 회피를 다루고, 지배 시스템은 경쟁과 자기주장을, 자극 시스템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려는 욕구를 담당합니다. 이 시스템들을 활용한 감정 강화 마케팅 전략은 소비자에게 더 큰 감정적 반응을 유도합니다.
호이젤은 생수 가격의 예를 통해 감정이 소비자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합니다. 동일한 물이더라도 프리미엄 브랜드의 생수는 일반 생수보다 7만 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됩니다. 이는 제품에 대한 감정적 연결이 가격 결정에 미친다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이러한 감정 강화(emotional boosting)는 소비자의 구매 결정을 무의식적으로 자극하는 역할을 합니다.
B2B 마케팅에서도 감정은 중요합니다. 호이젤은 고객의 유형을 나누고 유형의 특성에 따라 접근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고 말하며, 각각의 고객이 가진 감정적 필요를 이해하고 이를 충족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편리형’ 고객은 안정적인 서비스 패키지를 선호하는 반면, ‘혁신형’ 고객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열망이 크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합니다.
저자는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를 통해 감정 강화 전략의 실제 적용을 보여줍니다. 고객의 두뇌를 읽고 감정을 자극하는 스토리텔링 기법, 제품 디자인, 청각, 후각 등의 요소가 어떻게 소비자의 감정적 반응을 이끌어내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제품의 뚜껑을 딸 때 나는 소리나 제품 외장디자인이 주는 이미지는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여 구매욕구를 자극합니다.
이 책은 현대 마케팅에서 감정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재조명하며, 감정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 전략이 기업의 성공에 필수적임을 강조합니다. 하나의 상품이 소비자에게 소구하는 바는 기능 혹은 성능과 같은 이성적 요소만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해보입니다. |